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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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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환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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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록 정보에 대한 내용
사행록 정보 테이블
제목 동환봉사(東還封事) 지은이 조헌(趙憲)
사행당시직급 질정관(質正官) 기록연대 선조7
기록언어

중봉(重峯) 조헌(趙憲, 1544~1592)이 1574년 성절사의 질정관(質正官)으로 북경에 다녀온 뒤에, 그곳에서 보고 듣고 조사한 바를 토대로 하여 조선에서 개선해야할 문제를 8조목으로 정리하여 올린 상소[質正官回還後先上八條疏]와 써놓기는 했지만 결국 올리지 못한 16조목의 상소[擬上十六條疏]를 모아 놓은 책이다. 문집인 『중봉집(重峯集)』에 사행일기인 『조천일기(朝天日記)』와 함께 실려 있다. 이 사행의 기록으로는 서장관이었던 허봉(許篈)의 『조천기(朝天記)』도 있다.
본래 질정관의 임무는 외교 문서를 담당하는 승문원(承文院)에서 중국에서 온 문서에 쓰인 이어(吏語)나 방언(方言) 중 난해한 것만을 초록하여 주면, 그 뜻을 정확히 알아내어 주석을 달아오는 것이었다. 조헌은 황주(黃州)의 중국어 역관에게 『사성통해(四聲通解)』를 빌어 문제가 되는 20개 조목을 뽑았다. 북경의 옥하관에서 갇혀 나갈 수 없자, 역관을 통해 알아오라 했더니 『사성통해』의 범주를 벗어나는 답이 없었다. 길에서 만난 선비 왕지부(王之府)에게 물었더니, 그는 이런 일은 책만 많이 읽은 작은 선비[博學小人]이나 하는 짓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에 크게 부끄러워하여 질정관의 본래 임무는 명나라의 뛰어난 문화와 제도를 알아오는 것이 아니겠냐며 자세히 살펴보았고, 이를 조선에 적용시킬 것을 연구한 결과를 상소로 올린 것이다.
모두 당대 조선의 폐단을 중국의 제도와 비교하여 개혁할 것을 주문한 것인만큼 사대주의적인 측면이 없진 않지만 매우 적실하고 신랄한 지적이었다. 앞의 8조소는 성묘배향(聖廟拜享)ㆍ내외서관제도(內外庶官制度)ㆍ의관제도ㆍ연음(宴飮)ㆍ사부상읍례(士夫相揖禮)ㆍ사생상접례(師生相接禮)ㆍ향려습속(鄕閭習俗)ㆍ군사기율(軍師紀律) 등이다. 뒤의 16조소는 격천(格天), 추본(追本), 능침(陵寢), 제사(祭祀), 경연(經筵), 시묘(視廟), 청언(聽言), 취인(取人), 음식, 아전의 녹봉, 생식(生息), 군사선발, 조련, 성보(城堡), 출척, 명령에 관한 내용들이다.
재주가 있으면 귀천을 불문하고 기용하라는 주장, 백성들의 번거로운 공납(貢納)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궁중의 번잡한 제사(祭祀) 의식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는 주장, 매년 일정하게 생산되지 않는 특산물을 바치는 진상(進上)제도를 지양하고 무역(貿易)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 아전(衙前)ㆍ서원(書員)들에게 봉급[月俸]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부패가 생긴다는 주장은 특기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