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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중국과 중국문화

중국 놀이

중국의 민속놀이와 세시 풍속

조선의 것과 비슷한 중국의 민간 놀이

중국 민간의 놀이는 조선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장기ㆍ바둑ㆍ주사위[骰子]ㆍ투호(投壺)와 활 쏘는 것 등은 모두 우리나라 법과 거의 같다. 민간에서 즐기는 놀이 가운데 연행사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는 지패(紙牌)를 들 수 있다. 지패는 종이로 만든 패를 이르는 것으로, 놀음에 사용하는 기구이다. 대개 그 노는 방식은 우리나라 화투와 같은데, 종이 쪼가리 100장을 오려서 그 안팎에 모두 중국 속담[唐諺]을 썼다. 20장을 좌중에 놓고 4명이 각각 20장씩 나누어 가지고 빙 둘러앉아 각각 한 장씩 내고 가운데 있는 것을 한 장씩 뒤집는다. 대부분 그 판이 끝나기 전에 승부가 결정된다.

운명을 점치거나 관상 보기를 좋아하는 중국인

중국의 도시와 변방을 막론하고, 운명을 점치거나 관상을 보는 자가 많다. 거리에다가 조그마한 점옥(簟屋)을 만들어 그 속에 의자를 놓아 걸터앉고 산통(筭筒), 술서(術書)를 탁상 위에 벌여 놓는다. 혹은 행인이 보고 찾아들도록 깃대를 점옥 앞에 세우기도 한다. 중국의 시장 거리에서 한쪽 어깨에 2개의 둥그런 통을 메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통에는 잡스러운 채색을 하고, 그 안에는 삭도(削刀), 크고 작은 빗[箆], 세수그릇[洗盆], 물을 끓일 수 있는 노관(爐罐) 등의 기구가 갖춰 있다. 이들은 사람들의 귀 소제, 복사뼈의 굳은 때 긁기, 세발, 삭발 등을 일삼는 자다. 비록 비루한 일이지만 그 꺼리지 않는 것에서, 조선의 연행사들은 중국의 인물의 번성함과 삶이 고됨을 통찰하기도 하였다.

중국의 세시 풍속

중국의 세시 풍속(歲時風俗)은 연행사들에게 중요한 관심거리였는데, 이갑(李玾)의 「연행기사(燕行記事)」에 자세하다.

정월(正月) 원조(元朝)에는 백관(百官)이 조하(朝賀)하고 민간에서도 향을 피워 천지에 예를 하며 조상께 제사한다. 어른께는 세배하며 일가친척이 서로 답례하는데, 이를 배년(拜年)이라고 한다. 입춘(立春) 하루 전에 동교(東郊)에서 봄을 맞고 다음 날 새벽에는 토우(土牛: 흙으로 만든 소)에게 채찍질을 하여 풍년을 기원한다.

2월 2일에는 집집마다 훈소병(葷素餅)을 만들어 기름으로 지져 남녀가 모여 앉아 먹는다.

3월 3일에는 술을 싣고 들에 나가 물가에서 마시며 노래한다. 청명일(淸明日)에는 남녀가 버들을 머리에 꽂고 소분(掃墳: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 조상의 무덤에 제사지내는 일)한 뒤 술그릇을 메고 저전(楮錢: 종이로 만든 돈)을 걸고 꽃을 찾아 즐겁게 마시고 돌아온다.

4월 1일부터 8일까지는 여러 절 명승지에 가서 욕불회(浴佛會: 석가모니의 탄생일을 맞아 불상의 먼지나 때를 물로 씻어내는 것)를 하고, 10일부터 18일까지는 고량교(高樑橋)ㆍ초교(草橋)ㆍ홍인교(弘仁橋)ㆍ염계산(髥髻山)에 가서 논다.

5월 5일에는 창포(菖蒲)를 달아매고 쑥을 꽂는다. 어린 여자는 신령한 부적을 차고 석류나무가지를 꽂는데 이것을 ‘여아절(女兒節)’이라고 한다. 한낮에 온 가족이 창포주(菖蒲酒)를 마시고 천단장(天壇墻) 아래에서 말을 달리며 유희를 한다.

6월 6일에는 천자의 수레인 난가(鑾駕)를 햇볕에 말리고, 민간에서는 모두 의복을 말린다. 3복일(三伏日)에는 부녀자가 모두 머리를 감는다. 그러면 머리에는 기름기가 없고 때도 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에 고양이나 개까지도 목욕을 시킨다.

7월 7일에는 부녀자들이 물에서 볕을 쬐는데, 한낮에 수막(水膜: 물의 표면장력에 의해 생기는 막)이 생길 때 수침(繡針)을 던져 이것이 뜨게 되면 다투어 물 밑을 본다. 그리하여 바늘 그림자가 아름다우면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탄식한다. 15일에는 각 절에서 우란회(盂蘭會: 인도의 목련존자(目蓮尊者)의 어머니가 죄를 짓고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져 있을 때 대중에게 공양을 올려 그 괴로움을 풀게 하였다는 사실에서 기원된 의식, 우란분(盂蘭盆),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열고, 제사하고 소분하기를 청명 때와 같이 한다.

8월 15일은 곧 제일(祭日)인데, 제사에는 과실ㆍ떡을 쓰며 월광지(月光紙)를 만들어 달을 향해 절한 뒤에 이내 불살라 버린다.

9월 9일에는 술을 싣고 다로(茶壚: 차를 달이는 데 쓰는 화로)ㆍ식합(食榼: 음식을 담는 그릇)을 갖추며, 대추와 밤으로 화고(花糕: 꽃무늬 떡)를 만들어 교외의 정원이나 정자를 찾아서 논다. 그날 부모는 반드시 딸을 맞아 돌아오는데 일명 ‘여아절(女兒節)’이라고도 한다.

10월 1일에는 오색 종이를 오려서 남녀의 옷을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하고 지전을 불태우는데 이것을 ‘송한의(送寒衣: 오색 종이를 말아 남녀의 옷을 만들어서 선조께 제사한 뒤 지전과 함께 불태우는 민속)’라고 한다.

11월 동지(冬至) 날에는 백관이 조하(朝賀)가 끝나면 물러가 그 조상에게 제사하고 명함을 갖추어 서로 절하기를 원조의 의식과 같이 한다.

12월 8일에는 팥과 과실을 쌀에 섞어 아침밥을 한다. 이것을 ‘납팔죽(臘八粥)’이라 한다. 24일에는 부엌에 제사하며, 30일에는 조상의 화상을 달아 놓고 절하여 제사하고, 어른과 어린이가 존장의 집에 가서 절을 한다. 이것을 ‘배세(拜歲)’라고 한다. 또 복숭아 부적을 문에 붙이고 돈을 걸며 지마(芝蔴: 깨)를 꽂고 솔가지를 뜰에 불태우며 제사 지낸 음식을 걷어 온 집안이 먹는데 이것을 ‘수세(守歲)’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