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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 조각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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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을 관람하다
줄거리

유송령(劉松齡, August von Hallerstein)에게 망원경을 보자고 청했다. 그는 시중드는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조금 뒤에 나가자고 했다. 서쪽 처마 밑 종을 매달아 두는 누각의 북쪽에 이르렀다. 시중드는 사람이 이미 망원경을 해를 향해 설치하였는데, 의자를 놓아 앉아서 보게 되어 있었다. 망원경은 통을 청동으로 만든 것으로 크기는 조총의 통만 하고, 길이는 주척으로 3자 남짓했다. 두 끝에는 각각 유리가 끼어 있었고, 밑에는 외기둥에 3개의 발이 달려 이었으며, 위에는 기계가 놓여서 전체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한쪽 눈을 감고 해를 보았더니 햇볕이 둥글둥글하게 망원경의 통에 가득찼다. 마치 흐린 날씨에 해를 똑바로쳐다보아도 눈을 깜빡거리지 않아도 될 듯하였으니 참으로 신기했다.

번역문

망원경을 보자고 청하였다. 유송령(劉松齡, August von Hallerstein)이 시중드는 사람들을 돌아보더니 조금 뒤에 나가자고 청하였다. 서쪽 처마 밑 종을 매달아 두는 누각의 북쪽에 이르렀다. 시중드는 사람이 이미 망원경을 해를 향하여 설치하였는데, 의자를 놓아 앉아서 보게 되어 있었다.
망원경은 청동으로 통을 만든 것이었다. 크기는 조총의 통만 하고, 길이는 주척으로 3자 남짓하였다. 두 끝에는 각각 유리가 끼어 있었고, 밑에는 외기둥에 3개의 발이 달려 있었으며, 위에는 기계가 놓여서 전체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직각의 제도에만 한하여 망원경의 통이 가설되었다.
그 기둥이 기계를 받들어 2개의 활추를 이루고 있었다. 기둥은 항상 일정하게 서 있지만 기계를 낮추고 높이거나 돌리는 것은 오직 사람만이 조종할 수 있었다. 기둥의 머리에는 선이 드리워져 있었는데 지평선을 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별도로 마련하여 둔, 길이 1치 남짓한 종이를 바른 짧은 통에는 한쪽 끝에 유리가 2층으로 붙여 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하늘을 보면 캄캄하기가 한 밤의 하늘색과 같았다. 그것을 망원경 통에다 대고 의자 위에 앉아서 이리저리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해를 향하여 한쪽 눈을 감고 바라보았다. 햇볕이 둥글둥글하게 망원경의 통에 가득 찼다. 마치 흐린 날씨에 해를 똑바로 쳐다보아도 눈을 깜박거리지 않아도 될 듯하였고, 어떤 물건이든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살펴볼 수 있었으니, 참으로 기이한 기구였다.
해 가운데에 수평으로 한 선이 가로놓여 위아래를 구분 짓고 있었다. 나는 궁금하여 그 까닭을 유송령에게 물었다. 유송령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 통 가운데 가로지른 선은 지평선 때문에 나타난 선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일찍이 들으니, ‘해 가운데는 3개의 검은 점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유송령이 대답하였다.
“검은 점은 3개뿐만이 아닙니다. 많을 때에는 8개까지도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어떤 때에는 있고 어떤 때에는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해가 굴러가는 것이 공과 같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각은 마침 그것이 없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