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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 조각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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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인을 보다
줄거리

우리의 말몰이꾼들은 해마다 몽고 사람들을 봐서 그들을 만나면 서로 희롱하면서 길을 간다. 채찍 끝으로 그들의 모자를 벗겨서 길 곁에 버리기도 하고, 혹은 공처럼 차기도 한다. 몽고사람들은 성내지 않고 돌려달라고 사정을 한다. 또 하인들이 그들에게 다리를 걸고 넘어뜨려 그 가슴팍 위에 타고 앉아 입에 흙을 넣으면 뭇 만주인들도 수레를 멈추고 보면서 웃는다.

번역문

몽고 수레 수천 대가 벽돌을 싣고 심양(瀋陽)에 들어오는데, 수레마다 소 3마리가 끌고 있었다. 그 소는 흰 빛이 많으나 간혹 푸른 것도 있었으며, 찌는 듯한 더위에 무거운 짐을 끌고 오느라고 코에서 피를 뿜는다.
몽고 사람들은 코가 우뚝하고 눈은 깊숙하며 인상이 험상궂고 날래고 사나와 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옷과 벙거지가 남루하고 얼굴에는 더러운 때가 가득하다. 그런데도 버선은 꼭 신고 있다. 우리 하인배들이 맨 발로 다니는 것을 보곤 이상스럽게 여기는 모양이었다.
우리의 말몰이꾼들은 해마다 몽고 사람을 봐 와서 그 성격을 잘 알므로 서로 희롱하면서 길을 간다. 채찍 끝으로 그들의 모자를 벗겨서 길 곁에 버리기도 하고, 혹은 공처럼 차기도 한다. 그래도 몽고 사람들은 웃지 성내지는 않으며 두 손을 펴서 부드러운 말씨로 돌려 달라고 사정한다. 또 하인들이 뒤로 가서 그 모자를 벗겨 가지고 밭 가운데로 뛰어 들어가 짐짓 그들에게 쫓기는 체하다가 갑자기 몸을 돌이켜 그들의 허리를 안고 다리를 걸면 영락없이 넘어지고 만다. 그러면 그 가슴팍 위에 타고 앉아서는 입에다가 흙을 집어넣으면, 뭇 만주인들도 수레를 멈추고 보면서 모두들 웃는다. 밑에 깔렸던 자도 웃으며 일어나서 입을 닦고 모자를 털어서 쓰고는 다시 덤벼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