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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 조각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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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이 교역하다
줄거리

변문에 있을 때, 중국 화물을 교역하는 수레 28량이 도착하였다. 6월에는 가죽, 포목, 해산물 등 거친 화물이 18량이었는데, 지금은 비단, 실, 향, 차 등 진귀한 화물이 10량이나 많다. 이런 것을 보면 상인들이 몰래 금을 들여온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어떤 이는 상인들이 몰래 가져온 황금이 6000냥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보물이 헛되이 소비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백금은 땅을 깊게파고, 대장간을 여러 곳 설치하여야 하는 등 공정이 까다롭지만, 황금은 사사로이 캐는 것이 쉽다. 게다가 큰 이익이 보장되기에 사사로이 캐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따라서 금을 사사로이 캐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드느니, 금이 많이 생산되는 곳에 점방을 설치하고 나라에서 관리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번역문

맑음.
변문(邊門)에 머물러 있었다.
중국 화물을 교역하는 수레 28량이 한꺼번에 도착하였다. 6월에 처음 변문에 들어왔을 때에는 부채ㆍ종이ㆍ가죽ㆍ포목ㆍ해산물 등 거칠고 무거운 상품 겨우 18량뿐이었는데, 지금은 비단ㆍ실ㆍ향ㆍ차 등 진귀한 중국 물품이 오히려 10량이나 되었다. 그런 것을 보면 상인들이 강을 건너올 때에 중국에서 금하는 법제를 위반했던 일이 매우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이번 행차에 상인들이 몰래 싸 가지고 간 황금이 6,000냥이 될 것이다.”
조정에서 금함이 엄격하면 엄격할수록 간사한 백성이 법제를 어기는 것이 더욱 심하다. 전후를 통하여 국내의 황금이 만주인에게 돌아간 것이 아마도 수만금에 가까울 것이다. 하늘이 보물을 사랑하지 않아서 헛되게 이웃나라에 제공되니 아까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백금을 사사로이 캐려면 반드시 땅굴을 몇 길이나 뚫고 대장간을 몇 곳이나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정과 거기에 드는 힘이 막대하다. 그래서 그것을 금지하기가 쉬운 것이다. 그러나 황금을 사사로이 캐는 것은 오히려 쉽다. 그래서 때로는 밭이랑 가장자리에서 때로는 시냇가에서 사토(沙土)를 파내어 깨끗이 씻으면 되는 것이므로 공력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그것은 금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큰 이득이 거기에 달려있기 때문에 도저히 막을 수도 없다. 그것을 금하는 법을 쓸데없이 만들어 이름만 있게 하고 실제로는 간사한 백성들의 소굴로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금이 많이 생산되는 곳에 금점(金店)을 설치하고 관에서 관리하면서 사사로이 캐는 것을 살피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