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조각보
사건
동관역을 지나 들판의 냇가에서 아침을 먹고 중우소에서 쉬었다. 부사와 나는 모두 병에 걸려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했는데 여기에 도착하니 생조기를 파는 사람이 있어 몇 마리를 사 비로소 밥을 지어 먹었다. 인평대군이 반드시 영원에 도착하고자 하였고 그 모양새 또한 무척 바빠보여 나도 수레를 몰아 빨리 달렸는데 도중에 수레 바퀴축이 부러졌다. 게다가 큰비까지 내렸다. 밤에 영원위에 도착하니 냇가에 사람들과 말들이 피곤하게 있었는데 밥도 없었다. 대군이 소현세자 장례일에 맞추려고 또 새벽에 출발하려 했다. 내가 가서 인사드리고 사정을 말씀드리니 천천히 갈 것을 허락받았다. 음식이 나온 것은 한밤중이었다.
번역문 맑음.
묘시(卯時: 오전 5~7시)에 출발하였다. 동관역(東關驛)을 지나 들판의 냇가에서 아침을 먹었고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중우소(中右所)에서 쉬었다. 부사와 나는 모두 병에 걸려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했다. 여기에 도착하니 생조기를 파는 사람이 있어 몇 마리를 사 비로소 밥을 지어 먹었다.
인평대군이 반드시 영원에 도착하고자 하였고 그 모양새 또한 무척 바빠 보였다. 그래서 나도 수레를 몰아 빨리 달렸는데 도중에 수레 바퀴축이 부러졌다. 게다가 큰비가 내려 궁박한 형상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밤에
대군이 소현세자(昭顯世子)의 장례일에 맞추고자 또 새벽에 출발하려 하였다. 내가 가서 인사드리고 사정을 말씀드리니 비로소 천천히 갈 것을 허락하였다. 음식이 나온 것은 한밤중이었다.
이곳은 인화(寅和)와 130리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