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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조각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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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의 맛에 감탄하다
줄거리

수역이 아라비아에서 나는 참외 1개를 얻어다 바쳤는데 달고 상쾌한 맛이 아주 특별했다. 큰형님께서 병이 나셔서 날것이나 찬 것을 드실 수 없으므로, 모두 내 방에 갖다 놓고 식후에 썰어 먹었다. 최수창이 리치 5개를 얻어다 바쳤다. 마침 큰형님과 부사, 서장관이 와서 각각 1개씩 나누고, 나에게도 1개 보내왔다. 모양을 보니, 껍질은 반쯤 말라 있었지만 아직도 붉은색이 있었고, 백옥처럼 하얀 과육이 씨를 몇 겹으로 감싸고 있었었다. 껍질과 과육 사이에 과즙이 가득했는데, 꿀처럼 달았다. 껍질을 깔 때는 입으로 물어야 과즙을 흘려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싱싱할 때는 과육이 껍질 안에 가득 찼는데, 딴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과육이 물러서 과즙이 된 것 같다. 리치의 과육을 씹어보니 연하면서도 아삭대는 소리가 났다. 과육은 과즙보다 달지 않았고 조금 깔깔한 맛도 있었다. 예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리치는 7월에 익는데, 따서 하루만 지나도 향이 변하고 이틀이 되면 색깔이 변하며 사흘이 되면 맛이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리치는 가지에서 딴 지 오래되었지만 맛이 아직도 이렇게 훌륭하니, 만일 나무 밑에 가서 바로 따서 먹는다면 그 맛이 얼마나 기막히겠는가? 하지만 현재의 맛으로 이야기한다 해도 다른 과실은 비교할 수가 없다. 과육 뿐 아니라 껍질도 매우 향기로운데, 아마 과즙이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번역문

수역이 아라비아에서 나는 참외 1개를 얻어다 바쳤는데, 껍질이 상한 데 없이 모두 완전했다. 달고 상쾌한 맛이 아주 특별했다. 이전에 먹던 어떤 과일보다도 아주 훌륭했다. 큰형님께서 병이 나셔서 날것이나 찬 것을 드실 수 없었으므로, 모두 내 방에 갖다 놓고 식후에 썰어 먹었다. 아주 시원하고 상쾌해서 조금만 먹어도 속이 서늘해지는 것 같았다.
최수창(崔壽昌)이 리치[荔枝] 5개를 얻어다 바쳤다. 마침 큰형님과 부사, 서장관이 와서 각각 1개씩 나누고, 나에게도 1개 보내왔다. 모양을 보니, 껍질은 반쯤 말라 있었지만 아직도 붉은색이 있었고, 백옥처럼 하얀 과육이 씨를 몇 겹으로 감싸고 있었었다. 껍질과 과육 사이에 과즙이 가득했는데, 꿀처럼 달았다. 껍질을 깔 때는 입으로 물어야 과즙을 흘려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싱싱할 때는 과육이 껍질 안에 가득 찼는데, 딴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과육이 물러서 과즙이 된 것 같다.
리치의 과육을 씹어보니 연하면서도 아삭대는 소리가 났다. 과육은 과즙보다 달지 않았고 조금 깔깔한 맛도 있었다. 예전에 들은 바에 따르면, 리치는 7월에 익는데, 따서 하루만 지나도 향이 변하고 이틀이 되면 색깔이 변하며 사흘이 되면 맛이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리치는 가지에서 딴 지 오래되었지만 맛이 아직도 이렇게 훌륭하니, 만일 나무 밑에 가서 바로 따서 먹는다면 그 맛이 얼마나 기막히겠는가? 하지만 현재의 맛으로 이야기한다 해도 다른 과실은 비교할 수가 없다. 과육 뿐 아니라 껍질도 매우 향기로운데, 아마 과즙이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